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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란 
2016년 날씨에 따른 농사2 오이와 고추를 보면
오이와 고추를 보면

앞서 오이가 한여름 이상 가뭄에도 오이를 날마다 잘 달았다고 했다. 이건 4월 중순에 씨를 넣은 일찍 먹는 직파오이. 그렇게 지독한 가뭄에도 열매를 잘 달던 오이가 9월부터 비가 오기 시작하니 홀라당 죽어버렸다. 토종오이를 직파해서 길러보면 오이 덩굴 밑동이 쇠심줄처럼 굵어지는 걸 볼 수 있다. 호박 덩굴 밑동보다 더 굵다. 지독한 가뭄 끝인 8월말에는 오이덩굴이 나이 들어 꼬부라지는 오이가 생기기도 하고 수량도 적어지긴 했다. 하지만 비가 오시니 회춘할 줄 알았다. 그런데 오히려 더 빨리 죽어버린 듯하다.  
또 늦게 따먹으려고 5월 중순에 씨를 넣은 덩굴은 8월말에 이제 막 오이를 하나둘 달기 시작하더니 9월 연이어 쏟아지는 비를 맞고 며칠 상관으로 말라 죽어버렸다. 여태껏 여름 장마에도 끄떡없곤 했는데……. 어째 그런 일이?
왜 그럴까? <가이아의 정원>을 읽어 보니 가뭄이 길어지면 식물이 가뭄에 맞는 잔뿌리를 많이 내린단다. 그러다 비가 오면 그 가뭄용 잔뿌리가 상한단다. 뿌리가 상했으니 하루아침에 말라 죽지. 옛말에 삼년 가뭄에는 살아도 석 달 장마에는 못산다는 말이 떠오른다.
오이만 그런 게 아니라 같은 박과 호박덩굴도 다른 해보다 일찍 말라버린 게 많다. 다행이 조선호박덩굴은 누런 늙은호박을, 단호박덩굴은 럭비공 같은 단호박을 잘 영근 채. 다행이 마당의 애호박덩굴은 말라죽지는 않고 서리가 올 때까지 애호박을 줄줄이 매달았다. 그리고 해를 잘 받는 곳이 심은 호박은 일찍 마르고 나무 그늘 아래 있던 호박은 나중까지 살아남았다.
건기가 이어지면 호박은 나무그늘에 심는 것도 한 방법이리라. 물론 호박과실파리 피해가 없다는 걸 전제로 할 때 말이다. 호박과실파리가 있으면 나무그늘 아래서 호박덩굴이 늦게 자라면 그 열매 역시 늦게 열리고 그러다 보면 씨앗을 영글기는 어려운 일이니까.
그 다음은 가지과. 가지는 가뭄에 열매를 적게 달다가 비가 오니 주렁주렁 잘 달았다. 가뭄에도 잦은 비에도 끄떡없는 가지. 너만 믿는다. 토마토는 두 가지로 나뉜다. 대부분의 토마토가 가뭄에 강해 서리 올 때까지 잘 남았다. 서리 오기 전에 풋토마토를 한 양동이 따서 피클을 한 단지 담았으니까. 하지만 열매를 주렁주렁 달았던 스페인토마토 덩굴은 일찍 말라서 죽은 것도 있다. 그러니까 뒤늦은 비에 적응한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도 있는 게 토마토.
고추는 가지와 토마토와 또 달랐다. 올해 고추는 두 가지. 모종을 심은 고추와 직파 고추.
모종을 길러서 심은 고추는 8월이면 붉은 고추가 나온다. 그러다 8월말 한두 포기가 시름시름 말라가더니 비가 오면서 결국 서너 포기가 죽어버렸다. 여름장마가 없었으니 탄저병은 없었다. 대신 벌레가 기승을 부렸다. 가을비에 고추는 뿌리에 무리가 갔는지 새로 꽃도 적게 피우고 그러니까 풋고추가 그다지 새로 열리지 않았다. 또 가을에 일조량이 적어서 그런지 풋고추가 비가 오기 시작하면서부터 제대로 붉어지지 않았다. 고추가 붉어져도 오그라든다든지, 벌레피해가 있다든지 빛깔이 고르게 잘 들지 못한다든지 했다. 토종고추는 늦게 익어 가을에 서리 올 때까지 시나브로 익는 양이 제법 쌓이는데 올해는 별로 없다. 병은 없었지만 대신 고추 수확량 역시 그다지 많지 않았다.
직파고추는 단연 가뭄에 발군의 실력을 드러냈다. 모종 고추가 가뭄을 타는 게 한눈에 보이지만 직파고추는 싱싱했다. 뿌리를 깊게 내려 그렇구나!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고추를 5월초에 직파를 하면 이게 붉은 열매를 다는 건 9월 들어서다. 그런데 9월부터 비가 오고 해가 나지 않으니 고추가 익지를 못했다. 그래서 결국 서리가 오기 직전에 풋고추만 엄청 따고 말았다. 지금 돌아보니 직파고추가 뿌리를 깊게 내려 가뭄에 강했지만 이것 역시 가을비에 약간 뿌리가 상했던 게 아닐까? 그래서 일조량도 적었지만 고추가 제대로 붉어지지 못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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